패미컴2021. 3. 11. 19:22
반응형

[FC] Action 52 [한글판]

 

 

Action 52. 바하마 출신의 '빈스 페리'라는 남성이 만든 회사인 액티브 엔터프라이즈에서 1991년에 NES용으로, 1993년에 세가 제네시스용으로 북미에 출시한 미니게임 세트팩. 52개의 게임이 들어있어서 '액션 52'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추측된다.

NES판은 무려 199달러에 판매되었다. 제작사 측에선 액션 52는 한 게임에 4달러도 안 되는 값이라고 선전했으며[1], 광고에서는 '아이들에게 이 게임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면 굉장히 기뻐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온다.[2]

하지만 그 실상은,
같은 디자인에 BGM 돌려쓰기
처참하게 뭉개지는 그래픽
전혀 관련이 없는 제목
우주 슈팅 게임의 우려먹기 향연[3]
제작자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만든 것인지 의심되는 내용
슈팅 게임에서 클립이 나오는 등 말도 안 되는 적들
게임 선택 커서는 언제나 5번 게임에 고정됨. 37번 게임을 하다가 나가면 37번에 있지 않고 5번 게임에 선택되어 있는 등. 게임을 이어하질 못한다는 뜻.
다중으로 못 표시해 적이 사라지거나 안 움직임.
정신 나간 피해와 충돌 판정
함정에 닿으면 빠져 사망하지 않고 4조각 나면서 사망함.
몇몇 게임은 실행되면 깨짐.
매우 조악한 조작감
시작 or 컨티뉴 시의 일시 무적 판정이 없어 시작하자마자 죽음.
구조적 모순 때문에 클리어할 수 없음. 스크롤형 게임은 중간부터 진행할 수 없고, 점프로 못 넘어가는 장애물에 막힘.
게임 클리어 방법이 없음. 스테이지 자체가 없어 스코어가 무의미하거나 아예 스코어 자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게임이라 불러야 하는지 의문스러운 물건이 부지기수.
재미없는 걸 넘어서 대체 뭘 하자고 하는 건지도 불명.
그리고 이제... 치타맨.

이 밖에도 쓰레기 게임의 덕목들을 많이 가진 쓰레기 게임의 결정체. 예를 들어, 18번 게임 '어트모스 퀘이크'는 중간에 맵이 막혀있고, 23번 게임 '버블검 로지'와 31번 게임 '퍼즈 파워'는 중간에 점프 높이보다 큰 장애물이 있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클리어를 못 하는 것. 다른 클리어 불가능 게임의 자세한 것은 액션 52/게임 목록(패미컴) 참조. 52개 모두 만들어졌지만 몇몇 카트리지는 롬이 깨져서 몇몇 게임이 사실상은 없기도... 다만, 에뮬레이터로는 모두 할 수 있다.

2인 플레이 전용인 1번 '파이어 브리더'를 제외한 51개의 게임들이 1인 플레이와 2인 플레이가 지원되나 2인 플레이를 해도 플레이어 1이 게임을 진행하다 게임 오버되면 플레이어 2에게 넘어가는 방식이기에 모두 다 협력 플레이를 못 한다. 80년대 게임들이 거의 이렇긴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토 나오는 게임성 때문에 우정파괴를 유발할 경쟁심조차 생기지 않는다.

모든 게임들이 하이 스코어도 없고 점수에 따른 보너스도 없어서 점수라는 개념 자체가 왜 있는지조차 불명확하다.[4] 해당 게임은 19번 미옹, 21번 스트리머즈, 31번 퓨즈 파워, 40번 빌리 밥, 47번 햄보 어드벤처. 분명 점수라는 개념은 있지만 게임 안에서 점수를 1점이라도 올릴 수 없다. 특히 21번은 곳곳에 보이는 아이템처럼 보이는 것들도 함정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전혀 함정 같지가 않아서 여러 사람을 낚는다.

여기에 있는 52가지 게임들 사이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치타맨이다. 이 게임이 너무 못 만들어져서 오히려 세간에 컬트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매우 충격적이게도 사실 치타맨은 52개의 게임들 사이에서 그나마 가장 잘 만든 게임이다.

치타맨의 스토리에서 이 액션 52에 있는 게임들을 모두 클리어했다는 사람, '액션 게임 마스터'가 등장하는데, 위에도 적혀 있듯이 그 자체를 해낼 수 없다. 18번, 31번, 40번에는 클리어가 없으며, 모두 무한 루프 게임이기 때문.


결국 이 게임은 그렇게 100년에 한 번 나올까 하는 명작 가운데 명작이 되었다. 52개라는 많은 게임 수에, 199달러나 하는 고가, 멋있는 포스터만 보면 꽤 좋은 게임으로 보이겠지만 액션 52 팩을 산 사람들은 그것들에 모두 낚인 것이다. 말 그대로 비싼 돈을 주고 산 게임으로 아이들과 게이머들의 면상을 구겨버린 똥겜 컬렉션.

가장 충격적인 것은 이런 산업폐기물 수준의 게임을 위 내용을 보다시피 199달러의 거금에 팔아먹은 것. 당시 게임의 거의 4배 가격인데, 북미에 발매된 SNES의 가격이 210달러였고, 당시 미국 중산층의 월급이 약 2,200달러 정도였다. 그리고 91년 환율 기준으로 1달러가 우리나라 돈으로 약 700원이었으니 199달러는 대략 14만 원 정도였다. 그때 14만 원은 2019년 기준으로 수십만 원 정도이고,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의 월급이 약 50만 원이었다. 그러니까 미국 기준으로나 한국 기준으로나 엄청 비싸게 나온 것이다.

AVGN으로도 소개된 내용이지만 카트리지는 투명색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안의 녹색 판이 훤히 비쳐 보이는 특징이 있고, NES 정규 제품이 아닌 짝퉁이기에 1시간 이상 돌리면 카트리지가 뜨거워지고 플라스틱이 타는 듯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이는 NES의 락아웃 기능을 무력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보인다.

그런데 일부 증언에 따르면 러시아를 비롯한 과거 소련 지역, 그러니까 독립국가연합 소속인 나라들에서 당시에 어린 사람들은 액션 52를 당시에 굉장히 흔하게 퍼져 있던 게임으로 기억한다는 듯하다. 이런 쓰레기 게임이 대체 왜 가게마다 줄지어져 있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인데, 아마도 미국에서 재고를 처리하기 곤란해지자 당시에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소련 지역으로 재고를 덤핑했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막 소련이 망하고 나라가 찢어진 데다가 경제가 어려워진 판국에 복사본이 돌았을 수도 있다.

오프닝 뮤직은 노이즈가 많긴 하지만 쓸데없이 고퀄리티이기도 한데, 이건 유명 가요를 무단으로 디지털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곡은 Rob Base & DJ EZ Rock의 It Takes Two[5]의 기본 리듬을 무단으로 샘플링한 것.

 

[FC] Action 52 [한글판]

 

Action 52 (K).nes
2.00MB

반응형

'패미컴' 카테고리의 다른 글

[FC] Battle Kid 2 Arcade [한글판]  (0) 2021.03.11
[FC] 악마성 전설 [한글판]  (0) 2021.03.11
[FC] 벌룬 파이트 [한글판]  (0) 2021.01.15
[FC] 서커스 찰리 [한글판]  (0) 2021.01.14
[FC] 칩 앤 데일 [한글판]  (0) 2021.01.13
Posted by 시원한 탄산수